최근 기업들이 성격유형검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를 활용한 마케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MBTI란 1944년에 개발된 성격 유형 지표로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른 지표를 가지고 검사자를 16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나타내는 테스트입니다.
본래 학교나 군대에서 성격과 적성을 파악하기 위해 활용하던 검사였지만, 과학적 근거가 있으면서도 자신의 성격 유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MBTI는 10분 내외로 검사를 마칠 수 있는 약식 검사가 확산하면서 유행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MZ세대가 SNS를 통해 MBTI 검사 결과를 활발히 공유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MBTI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MBTI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 방식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가 쉽고, 테스트 결과를 SNS상에 공유할 수 있어 흥미로운 콘텐츠로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의 참여율이 높은 만큼 잠재적 소비자들에 관한 데이터를 많이 수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에 무분별한 MBTI 사용으로 고객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게도 합니다. 유행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홍보하고자 하는 상품과의 연관성이 부족한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MBTI 지표가 신뢰도와 타당도가 부족해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심리학계에서는 MBTI를 두고 다른 심리검사에 비해 전문성이 낮고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접하는 무료 검사는 정식 MBTI 검사가 아니므로 타인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MBTI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는 무비판적 수용을 경계하고, 단순한 참고 지표로 활용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주요 MBTI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들의 소비 특성을 구분한 ‘소BTI(소비+MBTI)’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소BTI는 MBTI의 체계를 활용해 소비유형을 장소, 방식, 우선순위, 가치기준 등 4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8개 유형을 도출해냈습니다. MZ세대 고객들은 다른 세대 고객들보다 8개 유형 산출 비중이 23.6% 높아 상대적으로 뚜렷한 소비 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자료] 신한카드, 자신의 소비 성향 알 수 있는 ‘소BTI’ 서비스 개시
카카오톡은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각 유형의 성격과 취향에 따른 선물 결과를 제공하는 ‘MBTI 기획전’을 운영했습니다. 가치있는 삶을 지향하는 ‘NF’형에게는 친환경버킷백이나 멸종위기동물 팔찌를 주고, 타인을 잘 돕는 ‘SF’형에게는 안마기를 추천하는 형태입니다. 카카오에 따르면 해당 영역은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클릭 수를 기록했으며, 그중 30세 이상의 클릭률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MZ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세계인터내셔날 자주(JAJU)는 ‘일상 재질 테스트’ 코너를 만들어 약 3주 동안 총 25만여 명이 온라인 테스트에 참여하는 등 성과를 냈습니다. 그 덕에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습니다. 이 테스트에 참가한 사람의 80%가 2030세대였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의 민족과 MBTI를 합친 단어인 ‘BMTI’를 만들어 어플 사용자의 배달 패턴을 분석하는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검사 결과를 SNS에 인증한 사용자에게 만원 쿠폰을 지급하였고 이는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파크투어는 ‘MBTI 유형별 여행’ 기획전을 오픈했습니다. MBTI를 기반으로 총 8개 유형에 어울리는 여행 스타일을 설명해주고 맞춤형 국내외 여행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MBTI를 활용한 맥주도 나왔습니다. 제주맥주는 신상 맥주 ‘맥BTI’를 출시했습니다. 각 캔에는 I, S, T, P 등 MBTI에 활용되는 알파벳이 크게 쓰여있어 고객에게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삼양 식품은 운영하는 유튜브 ‘불닭 TV’ 채널에 MBTI로 보는 16가지 불닭볶음면을 먹는 유형이라는 콘텐츠를 업로드했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불닭볶음면을 홍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MBTI를 기업 채용 과정에 반영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수협은행은 공개채용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MBTI 유형 및 장단점을 소개하라’는 항목을 넣었습니다. 아워홈도 신입사원 공개채용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MBTI 유형을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장단점을 사례를 들어 소개하시오’라는 항목을 넣었습니다. GS리테일은 직장 버전의 MBTI라고 할 수 있는 GSTI 검사라는 자체 테스트를 처음으로 도입해 이번 설명회부터 지원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도자료] GS리테일, 올해 첫 채용설명회 메타버스서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