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을 출시했다거나 행사나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 배포하는 보도자료는 수명이 짧다. 이같은 보도자료는 다음 날 신문에 보도되지 않으면 보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며칠 또는 몇 달 지난 보도자료와 최신의 보도자료를 묶어서 비슷한 유형의 상품이 새로 출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기획기사를 쓰는 데 예전의 보도자료가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운이 좋은 경우다.
그렇다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보도자료는 없을까? 물론 있다. 영어로는 흔히‘Feature Story’또는’Soft News’라고 한다. 요즘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발표되는 사건성 보도자료는 대부분‘Hard News’이고 ’Soft News’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트렌드를 알려주는 기획 보도자료가 많이 생산된다. 국내에서도 홍보 대행사가 기획 보도자료를 만들어 일부 언론사에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기획 보도자료는 오늘 쓰나 다음주 또는 다음달에 잡지에서 다뤄도 훌륭한 뉴스거리가 되므로 시들지 않는다는 뜻에서 영어로‘상록수(evergreen)’라고 불린다. ‘하드 뉴스’ 보도자료는 대체로 역피라미드 형으로 작성한다. 중요한 사실을 앞에 놓고, 덜 중요한 것을 전체 글의 뒷부분에 넣어 쓴다.
반면 기획 보도자료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잡지 글처럼 좀 자유분방하게 쓰는 게 보통이다. 똑같은 뉴스를 하나는‘하드 뉴스’로 써보고, ‘소프트 뉴스’로 써보는훈련도 하는 게 좋다. 기획 보도자료는 어떤 상품에 대하여 소비자가 어떤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기업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선택하도록 작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드 뉴스’가 통계수치라든지 객관적인 사실만을 나열하는데 비해 기획 보도자료는 주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으며, 소비자의 코멘트를 넣거나, 기업에 대하여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과 문화를 드러내는데 적합하다. 특히 요즘 일간신문과 경제신문은 인터넷 매체 와의 속보 경쟁에 맞서 심층기획 기사로 주요 면을 채우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기업이나 정부부처가 기획 보도자료를 자주 만든다면 영향력이 큰‘종이 매체’를 통해 기업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
상록수 보도자료는 이처럼 어떤 분야의 최신 동향을 개관하는 것이 많다. 자신이 개발한 상품이나 기술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분야의 최신 동향을 잘 정리해서 기자에게 브리핑하듯이 보도자료를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