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뉴스의 위력은 신문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신문 PR을 잘하는 홍보 담당자 가운데는 방송 PR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이렇다. 방송은 웬만큼 큰 뉴스가 아니면 뉴스 보도를 잘 잘 하지 않는데다, 방송 기자가 어떤 뉴스를 좋아하는지 홍보담당자들은 잘 알지 못하는 탓이 크다.
PR실무자들이 방송용 보도자료를 만들 때 유용한 실무 중심의 방송 PR 지침서 ‘방송에 꼭 나오는 실전 PR 노하우’가 출판됐다. 이 책의 저자들은 “홍보 담당자들이 방송뉴스 제작 시스템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방송기자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 그들이 취재하는 방식이 낯선 것이 방송 PR을 어려워하는 원인이다”고 말한다.
이 책은 홍보 전문가인 그레이프PR앤컨설팅 함성원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과 KBS 김양순 기자,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서상호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해 방송기자로서 느낀 기업 보도자료의 아쉬움과 방송기자들이 좋아하는 보도자료가 무엇인지 상세하게 말해준다.
이 책의 핵심은 방송용 보도자료 작성 기준 19가지이다. 저자들은 19가지 기준의 핵심은 공공성(공익성)이라고 말한다. 자기 얘기로만 가득한 홍보성 보도자료로는 방송으로 제작되기 힘들다는 것. 아래 19개 기준 가운데 (*) 표시가 있는 것은 이 글 후반부에 있는 저자 인터뷰에서 따로 질문했다.
△시의성 △신기함 △영향성 △갈등성 △공익 가치 △통계로 제시된 의미 있는 전망 △절반의 자격(*) △묻어가기(*) △틈새시장 공략(*) △무임승차(*) △타기팅이 돼 있는 뉴스(*) △심층 뉴스 △섭외 △신속성 △유명성 △긍정성 △종무식과 시무식(*) △공공성 △사회 공헌
함성원 소장은 “지나치게 홍보 일색이거나 공중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치 않은 보도자료는 방송 뉴스로 채택되기 어렵다”며 “방송기자들은 눈에 보이는 ‘사실’뿐 아니라 그 뒤에 가려져있는 대중의 욕구와 욕망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찾기 원한다”고 강조한다.
“방송이 되는 보도자료에는 몇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어요. 대중에게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가 분명한지, 대중 입장에서 믿을 수 있는지, 대중이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등을 고려해 작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공중은 방송뉴스를 볼 때 단순히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관심사나 문제점 그리고 호기심 등을 해결해 줄 해결책으로 방송뉴스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도국 입사 초년병들은 혹독한 과정을 겪는다.”
함 소장은 “방송기자들은 ‘아이템 고민만 없어도 취재기자는 할 만하다. 아이템 없냐?’라는 대화를 PR 실무자들과 종종 한다. 흔히 쓰는 말로 ‘얘기되는’ 아이템은 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식의 농담을 할 정도로 취재기자들의 아이템에 대한 고민은 시간과 장소,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음은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쓴 KBS 정수영 기자의 말이다. “기업이나 정부 조직, 시민단체 등의 홍보 담당자들에게 받은 보도자료를 보며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방송뉴스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할 수 있는 소재들이 덧없이 묻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다. 관점을 조금만 달리했더라면, 주제를 다른 방향에서 잡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숱하게 느꼈다. 이 책은 방송기자로서 내가 느낀 아쉬움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를 예리하고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기자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속속들이 드러내는 대목이 많아 마음속을 모두 들킨 기분이다.”
저자 함성원 소장 인터뷰
저자인 그레이프PR앤컨설팅 함성원 소장에게 질문들 던졌다. 함 소장은 코래드 오길비앤매더의 프로듀서를 거쳐 오길비앤매더 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성원건설 그룹홍보팀장, 파리바게뜨 마케팅팀장, SPC그룹 방송온라인팀장을 역임했다.
19가지 가운데 방송기자들이 선호하는 보도자료의 특징을 좀더 압축해 설명해 달라?
방송뉴스 PR를 위한 보도자료에는 몇 가지 중요한 규칙은 있다. 공중에게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가 분명한지, 당신 기업에게 유익한 것은 무엇인지, 공중 입장에서 믿을 수 있는지, 공중이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보도자료는 공중입장에서 만들어졌는지 등을 고려해서 작성해야 된다는 점이다.
첫째, 보도자료는 공중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한지? 이 질문 역시 철저히 공중의 입장에서 제기되어야 한다. 보도자료를 받는 취재기자들은 공중이 그 내용을 이해하는지, 이해 못하는지를 평가하기 이전에 보도자료에서 아이템의 힌트를 발견하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공중이 방송을 본다고 상상하고 공중들의 입장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방송뉴스가 방영됨으로써 당신 기업에게 유익한 것은 무엇인지? 이 질문은 당신의 보도자료 내용으로 제작되어진 방송뉴스가 공중에게 알려지면 당신 기업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서 얻는 이점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그와 동시에 방송뉴스가 방영됨으로써 당신 기업의 위험 요인은 없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PR과 위기는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PR이 되기도 하지만 위기가 되기도 한다.
셋째, 당신의 보도자료에 의해 만들어진 방송뉴스의 내용을 공중 입장에서 믿을 수 있는지? 이것은 단지 공중입장에서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Reason-Why)’나 전략에서의 ‘정당성(justification)’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중에게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호감을 갖고 있는가하는 문제도 포함된다.
넷째, 보도자료가 공중이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즉, 공중의 현재 모습,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 그들의 가족 상황, 생활 패턴, 연령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느냐의 질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보도자료에서 보여 주고 있는 내용이 공중이나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관을 갖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는가하는 물음이다. 즉, 시의성이다.
다섯째, 보도자료는 공중입장에서 만들어졌는지? 보도자료는 반드시 방송뉴스를 보는 공중의 입장에 당신을 두고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보도자료는 보는 공중에게 말하지 않고 당신 기업에다 대고 말을 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당신 자신이나 기업 모두에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 보람 없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보도자료에 방송 취재기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위의 다섯 가지 질문으로 정확하고 공중을 설득할 수 있는 방송뉴스를 위한 보도자료를 작성할 수 있으리라 진정 믿는다.
방송용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은?
방송뉴스에는 좋은 기사도 어두운 기사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보도자료는 보도를 원하는 입장에서 작성이 되기 때문에 방송기자들은 반대편의 입장도 듣고 취재를 한다. 따라서 PR실무자 입장에서는 힘들게 완성한 보도자료가 의도와 다르게 방송되는 경우도 많다.
동영상 보도자료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동영상 보도자료는 단순하게 제작해라.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고 필요한 것만을 최소화시킴으로써 눈에 띄게 해야 한다. 더하면 더할수록 보이지 않는다. 당신의 기업에서 내용에 첨부되어야 하는 요구사항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얼마나 넓고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에 상관없이 방송뉴스에 제공하는 영상을 제작할 때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바로 단순화다. 영상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인상을 주면 취재기자들은 외면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고 필요한 것만을 최소화시킴으로써 눈에 띠게 해야 한다. 둘째는 다양하게 제작해야 한다. 즉, 영상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내용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영상을 촬영할 때 단순히 한 번만 촬영하지 말고 여러 번 반복해서 다른 앵글로 촬영해야 하며 편집도 동일한 내용일지라고 다양한 화면과 반복된 영상으로 제작돼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앞에 5초, 뒤에 5초로 취재기자가 편집할 수 있는 시간을 남겨서 제작되어야 한다.
방송 뉴스를 위해 영상으로 보도자료를 제작할 때에는 반드시 사실만을 기록한 영상이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첨가하거나 영상을 조작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방송 PR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취재기자가 정보를 수집하는 통로가 있는데 이를 ‘정보채널’이라고 하는데 현장, 제보, 소셜 미디어, 보도자료, 정보공개, 기존기사 참조를 통해서 취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적이고 흥미 있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뉴스가치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PR방법인 보도자료를 를 만들어야 한다. 간혹 보도자료를 어떻게 작성할지 막막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송뉴스는 일명 아이템에 대한‘ ~꺼리’나 ‘힌트’ 등을 이용하여 취재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완벽한 보도자료가 준비되어 있지 않더라도 준비된 부분까지 내용을 정리하여 방송기자에게 구두로 이야기하거나 문서로 정리해주면 그것으로 된다. 하지만 PR실무자 입장에서는 주의할 부분도 있다. 방송뉴스에는 좋은 기사도 어두운 기사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보도자료는 보도를 원하는 입장에서 작성이 되기 때문에 반대편의 입장도 듣고 취재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구조조정, 신규채용, 명예퇴직은 다 같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충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한쪽의 보도 자료 내용만 높고 옳고 그림이라는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재기자들은 방송뉴스를 제작할 때 사전에 충분히 조사한 후에 이해 당사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공정하게 반영하며 균형 감각을 살리도록 노력한다. 그래야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방송국은 생각한다.
19가지 기준 가운데 절반의 자격이란 무슨 뜻인가?
대한 민국에서 메인 방송뉴스로 단독으로 다루어지는 기업은 ‘삼성’. ‘현대’, ‘SK’ 등의 대기업이 아니면 힘들다고 모 방송사 차장 취재기자가 언급한 적이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에 대한 내용이 단독으로 방송뉴스로 제작되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 4월에 한겨레신문의 김종구 논설위원이 “민주당의 네 마리 조랑말”이라는 사설에서 “신문을 만들다 보면 언제나 골머리를 앓는 것이 각 면의 머리기사다.. 그럴듯한 머리기사가 없으면 간혹 이런 말을 한 후배가 있다. ‘그냥 조랑말 두어 마리 함께 묶어서 세웁시다.’ 완전치는 못하지만 절반의 자격이 있는 기사들이라도 잘만 엮으면 그런대로 훌룡한 머리기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19가지 기준 가운데 묻어가기는 무엇인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다루는 아이템인 경우는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삼성전자 100조 클럽)처럼 국가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안이 아닌 경우, 다른 사업자, 특히 비 지배적 사업자의 반발을 살 수 있는 것은 아이템 채택 확률이 떨어진다. 결국, 5대 대기업이외에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단독으로 아이템이 선정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광고성 기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 기업과 함께 아이템에 묻어 들어갈 다른 기업을 찾는다.
19가지 기준 가운데 틈새시장 공략이란 무엇인가?
방송뉴스에서 특정업체의 광고 논란이 일 수 있다는 것은 역으로 보면 방송뉴스의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을 다루기 위해선 반드시 다른 기업들도 끼워 넣어야 한다. 예컨대 물 시장을 말할 때 에비앙을 보여준다면 인터뷰는 농심 측을 한다는 등의 ‘균형 맞추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틈새시장에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19가지 기준 가운데 무임승차란 무엇인가?
비슷한 의미로 봤을 때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리포트를 제작할 경우엔 비 지배적 사업자에게는 무임승차의 가능성이 주어진다. 예를 들면, SK 텔레콤이 벌이는 어떤 일에 대해 기사를 작성할 때는 항상 LG 텔레콤에게 비슷한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통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 텔레콤과 KT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는 LG 텔레콤은 때때로 공룡들 덕분에 홍보 기사를 쉽게 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19가지 기준 가운데 ‘타기팅이 돼 있는 뉴스’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9시 뉴스의 시청자는 4,50대 이상의 중산층 이상의 보수 남성으로 지칭된다. 시대적으로 트렌드라 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때문에 새롭게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보도는 타겟팅이 돼 있는 뉴스를 골라서 공략하는 것이 좋다. KBS 2TV 아침뉴스타임의 경우 30대 이상 주부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말랑말랑하고 생활에 밀접한 뉴스를 주로 다룬다. 시청자 층의 자녀가 주로 중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게임과 대중가요, 영화에 대한 기사도 반응이 좋다. KBS 1TV에서 오후 4시에 하는 오늘의 경제 뉴스는 기업체 관련이나 경제 뉴스가 주로 나간다. SBS의 뉴스와 생활 경제도 마찬가지. 시청자 층의 선호가 분명한 뉴스는 시간대별로 존재한다. 아침뉴스타임의 경우, 소위 아줌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방송이 널리 전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종무식과 시무식이 어떻게 19개 기준에 들어가나?
1년에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시의적인 내용은 언제나 방송뉴스의 단골이다. 하지만 매년하다보니 평범한 종무식이나 시무식은 방송뉴스에서 다루지 않는다. 특이하고 독특한 내용 그것을 찾는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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