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을 갉아먹는 번역투 …우리말을 살리는 법

글을 쓰다 보면 어딘가에서 본 듯한 문장, 혹은 왠지 어색한 문장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지만, 읽는 사람의 귀에는 낯설게 들립니다. 이것이 바로 번역투입니다. 번역투는 외국어의 표현 방식과 문장 구조를 거의 그대로 옮겨 쓰는 습관으로,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깨뜨립니다.

번역투란 무엇인가?

번역투는 외국어 문장을 직역하면서 생기는 어색한 문체입니다. 특히 영어와 일본어에서 많이 들어옵니다.

영어 번역투는 주어를 과도하게 넣는 경향이 있고, 명사+명사 구조를 그대로 쓰거나 be동사를 ‘~입니다’로 남발합니다.

일본어 번역투는 ‘본 건’, ‘실시’, ‘~에 대해서’처럼 불필요하게 경직된 한자어나 장황한 조사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두 언어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복합 번역투는 딱딱하고 사무적인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장황하고 불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번역투의 대표적인 예

아래 예시를 보면 번역투가 왜 문제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차이를 보면, 번역투는 길고 복잡하며 불필요한 말이 많습니다. 반면 자연스러운 우리말은 짧고 분명합니다. 다음은 번역투 문장 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바꾼 사례입니다.

여의도로부터 5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다. –> 여의도에서 5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그런 행위는 범죄에 다름 아니다. –> 그런 행위는 범죄와 다를 바 없다.

재단에 의해 운영되던 미술관 –> 재단이 운영하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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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투가 생기는 이유

영어 문장의 구조를 그대로 옮김

  • 영어는 주어를 반드시 써야 하지만, 우리말에서는 상황에 따라 생략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 영어: I will contact you soon. –> 번역투: 나는 곧 당신에게 연락할 것입니다. –> 자연스러운 우리말: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일본어식 한자어·조사 남용

  • 일본어는 ‘~에 대해서’, ‘본 건에 대해서는’ 같은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를 그대로 옮기면 딱딱해집니다.
  • 일본어: 本件につきましては… –> 번역투: 본 건에 대해서는… –> 자연스러운 우리말: 이 일은…

문장 길이에 대한 오해

  • 길고 복잡한 문장이 더 격식 있고 정중하다고 생각해 불필요하게 늘어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번역투가 위험한 이유

전통 표현을 몰아낸다: “범죄에 다름 아니다”라는 표현을 계속 쓰다 보면 “다를 바 없다” 같은 우리말 표현이 점점 사라집니다.

읽기 어려운 글을 만든다: 번역투 문장은 정보 전달이 느리고, 독자가 문장을 해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만듭니다.

인공적인 어투를 남긴다 : 일상 대화에서는 쓰지 않는 어색한 문장을 남발하면, 글이 사람 냄새를 잃습니다.

번역투 줄이는 방법

말하듯 쓰기: 글을 다 쓴 뒤, 소리 내어 읽어보면 어색한 번역투가 쉽게 드러납니다.

짧고 단순하게: “~에 대해서 설명합니다”보다 “~을 설명합니다”가 간단하고 힘이 있습니다.

한자어보다 쉬운 말 선택: ‘실시’ 대신 ‘하다’, ‘개최’ 대신 ‘열다’, ‘향상’ 대신 ‘나아짐’처럼 쉬운 우리말을 고릅니다.

직역 대신 의역: 문장의 의미를 살려 우리말에 맞게 바꾸면 글이 훨씬 매끄러워집니다.

번역투는 처음에는 ‘격식 있는 말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겉모습에 속아 무심코 쓰다 보면, 우리말 고유의 맛과 리듬이 사라집니다.

글은 결국 사람이 읽는 것입니다.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말하듯 술술 읽히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번역투를 줄이고 우리말 고유의 힘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글쓰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더 자세한 요령은 말하듯이 써라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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