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기업의 투자자 관계(IR)와 홍보(PR) 업무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복잡한 보고서를 요약하거나 투자자 미팅 준비를 돕는 것은 물론, 언론 대응과 보도자료 작성에도 활용되면서 업무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 유출, 신뢰성 저하, 규정 준수 문제 같은 위험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AI는 새로운 ‘계산기’ 같은 도구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와 같은 생성형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합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 요약, 기업 설명회 대본 분석, 복잡한 모델 해석 등이 모두 단시간에 가능해졌습니다. PR 측면에서도, 기본 보도자료 초안이나 Q&A 문서를 빠르게 작성하는 데 유용합니다. 기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입력하면 예상 답변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IR과 PR 전문가들의 우려도 큽니다
플로리다 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IR 전문가의 82%는 중요 비공개 정보 유출을 걱정한다고 답했습니다. PR 업계에서도 유사한 고민이 있습니다. AI가 작성한 문장은 종종 단조롭고 감정이나 맥락이 부족해 기자들에게 “기계적으로 만든 글”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일부 홍보팀에서는 AI 초안 그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언론사에서 ‘기업의 메시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곤혹을 치른 사례도 있었습니다.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AI는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지만, 전략적 판단과 신뢰 구축은 결국 사람의 역할입니다. IR에서는 투자자 신뢰를, PR에서는 대중과 언론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AI를 무분별하게 쓰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단순한 업무를 줄이고 더 중요한 전략에 집중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교육과 정책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AI 관련 교육을 제공한 기업은 25%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기업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홍보팀과 IR팀 모두 AI 도입에 관심은 많지만, 직원들이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부족합니다. 일부 대기업은 보도자료 작성이나 내부 문서 정리에 AI를 시범 도입했으나, 보안 문제와 메시지 품질 저하 우려 때문에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무 활용 아이디어
AI는 올바르게 활용하면 IR과 PR 업무 모두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노트 필사 자동화: 회의 노트를 사진으로 찍어 AI에 입력하면 텍스트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미팅 및 기자 간담회 준비: 행사 핵심 내용을 AI에 입력하면 체계적인 개요와 예상 질의응답(Q&A)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 초안 작성: 기본적인 구조와 문장을 AI로 작성한 후, 홍보팀이 맥락과 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리 투표 및 여론 분석: IR에서는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이해관계자 반응을, PR에서는 온라인 여론과 기사 댓글의 흐름을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국내 한 대기업 홍보팀은 올해부터 AI를 활용해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한 뒤, PR 담당자가 기업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업무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다만 기자들에게 전달되는 문장에 인간적 스토리텔링을 담는 작업은 여전히 담당자의 몫이었습니다.
책임 있는 AI 사용을 위한 정책 필요합니다
IR·PR 담당자는 AI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회사 내에서 교육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AI 도입 속도와 경영진의 기대를 파악하고, 전략에 반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민감한 정보나 내부 전략 문서는 AI에 직접 입력하지 않아야 하며, 보안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AI는 IR과 PR 전문가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AI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사람은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습니다. 투자자와 기자, 대중과의 신뢰 관계를 지키는 데 있어 AI는 보조 수단일 뿐, 최종 결정자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원리를 이해하고, 명확한 정책을 세우며, 책임감 있게 도입하는 것입니다. IR과 PR 업무에서 AI의 성공 여부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