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빌다’와 ‘빌리다’ 구분하기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는 틀린 표현이다. ‘빌어’ 대신 ‘빌려’라고 고쳐야 옳다.

‘빌어’는 ‘빌다’가 기본형으로 간절히 바라다, 용서를 구하다, 공짜로 달라고 호소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 – 소원을 빌다
  • – 잘못을 빌어라
  • – 집집마다 다니며 밥을 빌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기회를 이용하다는 뜻의 말은 ‘빌다’가 아니라 ‘빌리다’이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와 같이 써야 맞다.

  • – 돈을 빌려 주다
  • – 술의 힘을 빌려 사랑을 고백하다
  • – 이 자리를 빌려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 –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자면 자유는 곧 책임을 수반한다고 한다

‘빌다’와 ‘빌리다’의 쓰임이 헷갈린다면 ‘갚음의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빌다’는 공짜로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므로 갚을 필요가 없지만, ‘빌리다’는 남의 것을 되돌려주기로 약속하고 쓰는 것이므로 반드시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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