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문장에서 가장 흔히 헷갈리는 순간 중 하나는 관형어가 또 다른 관형어를 꾸미는 구조입니다.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독자는 문장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의미를 되짚게 됩니다. 속도가 중요한 기사 문장에서는 특히 치명적입니다.
관형어는 ‘가장 가까운 말’을 꾸민다
관형어는 기본적으로 바로 뒤에 오는 말을 꾸미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원칙이 흔들리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잘못 해석합니다.
예시)
친구들의 눈을 사로잡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 문장에서 독자는 순간적으로 ‘하늘’이 눈을 사로잡았다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친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뜻입니다.
즉, ‘친구들의 눈을 사로잡은’은 ‘하늘’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자동차’ 전체를 꾸미는 관형어입니다. 관형어와 피수식어 사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문장은 급격히 읽기 어려워집니다.
기사에서 자주 나오는 위험한 문장 유형
① 관형어가 문장 앞에 길게 늘어질 때
예시)
시애틀은 매년 선정하는 미국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가운데 수위를 차지한다.
이 문장은 구조상 틀리지는 않지만, 독자는 ‘매년 선정하는’이 무엇을 꾸미는지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기사 문장으로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개선 예시)
시애틀은 매년 ‘미국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선정할 때마다 수위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매년 ‘미국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선정할 때 시애틀은 늘 수위를 차지한다.
관형어를 문장 안으로 이동시키거나 부사절로 풀어 쓰는 방식이 훨씬 읽기 쉽습니다.
② 관형어가 관형어를 끌어안는 구조
예시)
그는 한글의 창제 원리에 따른 속도가 빠른 타자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문장에서 ‘한글의 창제 원리에 따른’은 ‘타자기’를 꾸미는 것인지 ‘속도가 빠른’을 꾸미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혼란을 줍니다.
개선 예시)
그는 한글의 창제 원리를 기반으로 하여 속도가 빠른 타자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에 따른’ 같은 추상적 연결어는 동사·부사 구조로 풀어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자를 위한 정리 포인트
관형어가 관형어를 꾸미는 구조는 문법적으로 가능하지만 기사에는 불리합니다. 관형어와 피수식어 사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독해 속도는 급감합니다. 길어지면 부사절로 풀거나 문장을 나누는 것이 낫습니다. “이 관형어를 독자가 바로 뒤 단어에 붙여 읽어도 오해가 없을까?”를 항상 점검해야 합니다.
기사 문장은 정확함보다 ‘즉각적인 이해’가 우선입니다. 관형어가 두 번 등장하는 순간, 한 번은 반드시 의심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