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문장은 독자가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뜻의 말을 반복하거나, 없어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표현을 덧붙이면 문장은 길어지고 핵심은 흐려집니다. 이런 표현을 흔히 ‘군더더기 표현’이라고 합니다.
일상적인 대화나 에세이에서는 군더더기 표현이 감정을 강조하거나 말맛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짜,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좋아한다”는 문장은 중복이 많지만,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기사 문장에서는 다릅니다. 기사는 정보 전달이 우선입니다. 독자가 한눈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고,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같은 뜻을 반복하지 말자
군더더기 표현은 대부분 같은 뜻의 말이 겹칠 때 생깁니다.
예를 들어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에서 ‘만행’은 이미 나쁜 행위를 뜻하므로 ‘저지르고 있다’까지 붙이면 표현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인격권을 훼손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다.
→ 개인의 인격권을 훼손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문장의 뜻은 유지하면서도 훨씬 간결해졌습니다.
불필요한 보조 표현은 덜어내자
“약속을 저버리지 말고 잘 지켜야 한다”는 표현도 의미가 겹칩니다.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말 안에 이미 약속을 지킨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지 말고 잘 지켜야 한다.
→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기사에서는 강조보다 정확성과 간결성이 중요합니다. 같은 뜻을 두 번 말하기보다 핵심 표현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꾸면 문장이 살아난다
군더더기를 줄인다고 해서 문장을 무조건 짧게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막연한 표현을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겨울밤이면 이곳은 매우 추워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 겨울밤이면 이곳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진다.
또는 다음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
겨울밤이면 이곳은 매우 추워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 겨울밤이면 이곳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갈 만큼 추워진다.
‘매우 춥다’는 표현보다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진다’가 훨씬 구체적입니다. 독자는 막연한 정도가 아니라 실제 상황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관용 표현 안의 중복도 점검하자
‘주경야독’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밤낮으로 주경야독했다’라고 쓰면 의미가 겹칩니다.
그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밤낮으로 주경야독한 끝에 박사학위를 땄다.
→ 그녀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주경야독한 끝에 박사학위를 땄다.
관용 표현이나 한자어에는 이미 뜻이 압축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뒤에 비슷한 말을 덧붙이면 오히려 문장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핵심을 다시 확인하자
기사를 쓰다 보면 설명을 덧붙이다가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이 문장에서 꼭 필요한 말은 무엇인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그는 상대를 만날 때 만나는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 약속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그는 상대를 만날 때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대를 만날 때 만나는 시간’은 ‘만날 때’와 ‘만나는 시간’이 겹칩니다. 또 ‘시간을 지키는 것’ 안에는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덜어낼 수 있습니다.
익숙한 표현도 한 번 더 의심하자
“머릿속에 뇌리를 스치는 것”이라는 표현도 흔히 쓰지만, ‘머릿속’과 ‘뇌리’는 의미가 겹칩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뇌리를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다.
→ 순간 그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익숙한 표현일수록 무심코 쓰기 쉽습니다. 기사 문장을 다듬을 때는 자주 쓰는 표현도 중복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결과가 포함된 단어에는 덧붙이지 말자
‘번성하다’는 세력이 커지고 널리 퍼진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번성하고 살아남았다’라고 하면 의미가 일부 겹칩니다.
지구상에서 이기적인 종족은 사라지고, 이타적인 종족은 번성하고 살아남았다.
→ 지구상에서 이기적인 종족은 사라지고, 이타적인 종족은 번성했다.
불필요한 말을 덜어내면 문장의 대비도 더 분명해집니다. ‘사라지고’와 ‘번성했다’가 서로 대응하면서 의미가 선명해집니다.
당연한 말은 과감히 빼자
책은 대체로 인쇄된 형태를 전제로 합니다. 특히 ‘금속 활자본’이라고 하면 인쇄된 책이라는 뜻이 이미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인쇄된 책 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은 ‘직지심체요절’이다.
→ 현재 남아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은 ‘직지심체요절’이다.
기사에서는 독자가 이미 알 수 있는 정보, 또는 뒤 표현에 포함된 의미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군더더기 표현을 줄이는 점검법
기사 작성 후에는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첫째, 같은 뜻의 단어가 반복되지 않았는지 살펴봅니다.
둘째, 빼도 문장의 뜻이 달라지지 않는 표현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막연한 강조어보다 구체적인 정보로 바꿀 수 있는지 점검합니다.
군더더기를 줄인 문장은 짧아질 뿐 아니라 힘도 생깁니다. 기사 문장은 많이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문장이어야 합니다. 같은 뜻을 반복하기보다 가장 적확한 표현 하나를 고르는 습관이 좋은 기사 문장을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