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사내 편집국’ 설립…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패러다임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언론사, 출판사, 잡지사에 있는 편집국이 기업에도 도입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주형진 대표(사진)는 “비논리적 문장이 횡행하는 한국 증권가의 리서치 보고서를 우리 회사에서는 없앨 것”이라며 지난 6월 사내에 편집국을 설치했습니다.

현재 편집국 소속 3명의 편집자는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리서치 보고서, IR 자료뿐 아니라 웹사이트 게시글 등 고객이 보는 모든 문서를 알기 쉬운 내용으로 고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내용이 어려워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주 대표의 편집국 설립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 리서치 보고서에 흔히 나타나는 알쏭달쏭한 외래어는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펀더멘탈→기초여건, 동반 랠리→동반상승, 머니 플로 →자금흐름.  마치 암호 같았던 보고서 문장은 다음처럼 바꾸었습니다.  2Q15 순이익은 280억 원으로 YoY +30%를 기록했다. → 2015년 2분기 순이익은 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 초대 편집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사했다가 한겨레 기자, 프레시안 부국장,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을 지낸 이주명씨가 맡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한경닷컴,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백우진 기자,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한 소설가 홍형진 씨도 편집위원으로 합류했습니다. 편집국 내에서는 “국내 첫 시도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합니다.

사내 편집국은 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리서치 보고서를 공표하기 전에 편집함으로써 글의 품질을 높이고, 교육적인 측면으로도 조직 전반의 글쓰기 역량을 향상하는 효과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문서처럼 명사로 문장을 끝맺기 일쑤였던 보고서는 종결어를 사용해 문장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직접 고객 또는 기업, 자산운용사에 기업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제공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일찍이 많은 대기업이 편집 시스템을 도입하고 편집 전문가가 리서치 보고서와 콘텐츠를 편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우존스에는 Due Diligence Research Editor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Due Diligence Research Editor는 Due Diligence Quality Analysts가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보고서는 다시한번 Desk Editors, Research Editors, Managing Editor 등에 넘어가 최종 감수를 받는 절차를 거칩니다.  BofA메릴린치에서도 Research Editor라는 직책을 가진 담당자가 보고서를 편집하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에는 Senior Editor, Editor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내 편집 시스템이 필요한 부서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기업과 기업의 성과를 관련 목표그룹에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들과 대책들의 총합’을 의미합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다시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됩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의 구성원인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외부 고객, 주주 등을 대상으로 한 활동을 의미합니다. 웹사이트 운영 외에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개서, 매뉴얼, 연차보고서, 카탈로그, 보도자료 등 문서를 작성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 활동입니다.

기업에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서는 주로 마케팅이나 고객 관계 관리(CRM) 부서입니다. 이처럼 고객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부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서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메시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집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해외 주요 기업에는 이들 부서에 ‘커뮤니케이션 에디터’가 배치되어 고객에게 보내는 각종 이메일, 브로셔, 뉴스레터, 광고, 배너, 보도자료 등을 편집 및 감수합니다. Marketing Communication Editor, Communications Editor, External Communications editor, Customer Communications editor 등의 직책으로 불립니다.

예를 들어, 크레디드스위스의 경우 Design & Publishing Services Specialist, Publication editor, Content Management system specialist, Design Services editor, Internal Online Communications Editor로 불리는 편집 담당자가 있습니다.

JP모건의 경우, Marketing Writer and Editor, Associate Senior Editor, Communications Specialist, Digital Content Editor 등이 콘텐츠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PwC Russia에는 Editorial Senior Manager가 있습니다. Capital One에는 Senior Content Copywriter가 있습니다.

기술기업의 경우에는 Technical Writer와 Technical Editor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매뉴얼 작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작성 및 편집 전문가가 매뉴얼을 작성하고 감수합니다. 구글에는 Google for Education, Google for Work, Google Cloud Platform 등 사업부문별 Technical Writer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편집 시스템이 활발히 도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든 업무에 글쓰기가 기본이 됨에도 불구하고 글쓰기 교육과 전문가 감수를 실행하고 있는 곳은 없기 때문입니다.

언론사와 같이 글을 쓰는 기업에서는 글쓰기 훈련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반 기업에서는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객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교에서는 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에서도 직원의 글쓰기 역량 개발을 강화하고 지속적해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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